英 대처처럼… 佛 마크롱, 90년 버틴 철도노조 꺾었다

입력 2018-06-15 18:29   수정 2018-07-15 00:30

상원도 개혁안 압도적 찬성
종신고용 폐지·퇴직연금 삭감



[ 설지연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의 국영철도공사(SNCF) 대수술을 위한 개혁안이 상·하 양원을 통과했다. 국영철도공사의 합자회사 전환과 임직원 종신고용 폐지와 같은 대대적인 비용 절감 및 체질개선 방안을 담고 있다. 프랑스 철도가 1930년대 국영화된 이후 90년 만에 이뤄지는 최대 개혁이란 평가가 나온다.

철도노조는 개혁안을 막기 위해 지난 4월부터 3개월 넘게 파업을 벌이며 저항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뚝심을 꺾지 못했다. 외신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노조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프랑스 상원은 14일(현지시간) 정부의 SNCF 개편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쳐 찬성 245명, 반대 82명으로 가결했다. 전날 하원에서도 재적 577명 중 452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됐다. 마크롱 정부가 지난해 고용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법 개정에 성공한 데 이어 다시 강성 노조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취임 2년 차를 맞은 마크롱 대통령은 SNCF의 방만 경영을 뿌리뽑기 위한 개혁을 최대 국정 과제의 하나로 추진해왔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오랫동안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졌던 SNCF 대수술을 위한 법적 토대를 갖춘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프랑스가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와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마크롱 대통령이 노조 반발을 뚫고 SNCF 개혁을 성사시킨 것은 1984년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광부 노조와의 최후 대결에서 승리한 것에 비견할 만하다”고 전했다.

SNCF 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하루 평균 450만 명이 이용하는 프랑스 철도는 경영혁신을 위한 대수술이 이뤄진다. 임직원 종신고용 혜택을 신입사원부터 폐지하고 조기퇴직 때 연금을 지급하던 것도 없어진다. SNCF는 직원들이 다른 직종 근로자보다 10년이나 빠른 52세 때 조기 퇴직해도 연금을 지급해왔다. 연봉과 처우가 자동승급되던 관행과 함께 직원 가족들에게 주던 무료승차권도 없애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동안 “지금 25세 청년을 100년 전과 같은 조건으로 고용한다면 철도공사가 더는 존속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SNCF를 국영기업에서 합자회사 형태로 전환한다. 프랑스 내 여객철도 부문의 SNCF 독점권도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없앨 방침이다. 만성 적자 상태인 SNCF는 470억유로(약 60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정부는 체질 개선을 꾀하는 대신 350억유로의 빚을 떠안기로 했다. 시설투자 비용 36억유로도 10년간 지원할 방침이다.

SNCF 개편안에 반대해 4월 초부터 1주일에 이틀씩 총파업을 벌여온 철도노조는 앞으로도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여론 지지가 약해 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지난 13일 파업 참여율은 12.8%로 4월 초 파업 돌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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